시흥 오이도 해안가는 긴 제방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제방은 때에 따라 바닷물의 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지요.
음력 7월 보름날(백중)엔 만조 시 바닷물도 최고로 높아지기 때문에 해안 주민들은 백중사리와 태풍의 영향을 한꺼번에 받을까 걱정하며 일기예보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런 상황을 대비할 수 있는 제방은 오이도 지역에서는 또 하나의 관광자원이 되어 '오이도 오션프런트'라는 이름으로 여행자를 맞이합니다.
배가 아닌 버스를 타고 오이도에 도착해서 제방 위에 조성한 보행로를 따라 걸어볼 수 있었고 도로와는 다른 높이에서 경기만 갯벌과 마주 봅니다.
서울 근교 경기도 시흥에서도 전형적인 어촌마을의 일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물때에 맞춰 들어간 갯벌은 이곳 원주민들에게 어패류 채취의 기회를 부여합니다.
하얀색 조형물 '생명의 나무' 높이는 8.2미터에 이르고 스테인리스 스틸에 우레탄 도장으로 마감되었습니다.
볼 때마다 조형물은 늘 깨끗하여 푸른 하늘이 바닷물처럼 잠길 때의 모습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주변에 있는 갈매기가 '생명의 나무' 조형물 위에 모여있는 모습을 아직 못 봤네요. 사실 원하지는 않습니다. 조류 배설물에 부식되지 않고 같은 위치에서 보행자의 진행 방향이 바뀌는 곳을 알리는 이정표처럼 남아있길 희망합니다.
밤이면 상향식 경관조명이 하얀 나무에 몇 가지 색을 입혀 몽환적인 느낌을 전합니다.
갯골생태공원처럼 내륙까지 이어지며 크게 발달한 갯골은 아니었지만 폭에 따라 갯골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어 만조 시 바닷물이 차오르기 시작하면 당황하는 일도 생기기 때문에 자연이 허락한 시간과 대피 가능한 범위를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갯골생태공원처럼 내륙까지 이어지며 크게 발달한 갯골은 보행로를 기준으로 좌측에는 일반 도로, 우측에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습니다.
가끔씩 오토바이를 개조해서 줄지어 운행하는 시설이 있는데 지그재그 운행방식은 자전거 이용자에게 상당히 위협이 되기 때문에 모두가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배가 드나드는 곳이자 수산물을 판매하는 장소입니다. 같은 지붕 아래의 그늘은 초미니 수산시장. 때론 손질한 생선을 건조망 위에 보기 좋게 펼쳐 말려두는 것을 구경하다가 판매하는 아주머니들 좋아하는 색상의 옷들을 보면 마치 단체복을 맞춘 듯한 느낌이라 핑크빛 한마음이 느껴집니다.
관광자원을 통한 어촌마을의 어업 외 소득을 증대하기 위해 2006년에 개장한 오이도 빨강등대는 14.4미터 높이에서 오이도선착장 주변의 전망을 내려다볼 수 있도록 했는데 개장했던 해에 TV 드라마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경기도 시흥시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망대까지 나선형 구조의 실내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등의 시설 이용은 할 수 없지만 공용화장실은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흥'자 들어간 도시에서 불어오는 '흥바람'은 시흥에서도 이어집니다. 시흥시 홍보대사 역할을 하는 거북이 캐릭터 조형물도 보았습니다.
동죽과 소라를 바구니에 가득 담아 들고 있는 캐릭터가 바다거북이 '해로'입니다. 바로 옆에서 연두색 연잎 한 장 머리에 장식하고 있는 육지거북이 '토로'도 활짝 웃고 있습니다.
반가워요. 여기는 경기도 시흥입니다.
'흥'자 들어간 도시에서 불어오는 '흥바람'은 시흥에서도 이어멀리 인천신항과 연결되는 인천신항교와 오이도 선착장의 풍경을 함께 담아봅니다.
실루엣으로 전달되는 느낌들은 감성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담고 싶은 방향과 닮고 싶은 방향은 서로 마주 보고 있습니다.
어로활동의 흔적들을 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독살입니다. 돌을 쌓아두면 밀물에는 잠겼다가 썰물에 바닷물이 빠져나가면서 그 안에 남은 고기를 쉽게 잡는 전통적인 고기잡이입니다. 해안가에 주거지를 확보하여 머물며 살지 않았다면 선택할 수 없는 어로활동이겠지요.
어촌문화를 소개하기 좋은 '체험의 장'이라 생각하는데 지혜롭게 쌓아올린 독살을 통해 물고기를 얼마나 잡을 수 있는지 참 궁금합니다.
오이도 관광안내도에 표기된 수많은 숫자는 제방과 일반도로 사이에 설치된 가로등의 고유번호입니다.
가로등마다 빨간색 숫자로 고유번호가 남겨있어 소개하고 싶은 (가로등 건너편) 음식점의 위치나 위급환자 발생 시 환자의 위치를 알릴 때 이용하면 좋습니다.
▲ 노을의 노래 전망대
▲시흥오이도박물관
▲오이도 아트컨테이너
52번 가로등과 가까운 오이도 아트컨테이너는 오이도 오션프런트의 마지막 지점입니다.
노을의 노래 전망대에서 이곳으로 걸어오면서 보았던 시흥오이도박물관의 외관이 웅장하고 하단부에 완만하게 파인 부분을 보고 시흥 하늘휴게소가 생각나서 제방에서 내려와 '오이도로'와 나란히 조성된 인도를 따라 걸었습니다.
시화방조제 진입 구간과도 가까워지고 있었고 가끔은 지나가는 자전거 이용자의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예상대로 중앙분리대가 설치된 '오이도로'가 건축물 아래로 관통하고 있으니 일부는 육교의 기능을 하고 있었습니다.
코로나로 멀리가기 힘든 요즘 오이도에서 휴가를 보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