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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공학과 인간의 미래

생명공학, 철학, 논술 등 방통대 생명공학과 인간의 미래 요점 정리 6. 20세기 생명과학의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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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0세기 생명과학의 발전

6.1 강의에 들어가며

 

소크라테스가 말했다. ‘선생은 학생에게 질문을 던지게 하는 사람이라고. 왜냐하면 질문이 있으면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답을 찾아 갈 수 있으므로. 결국 학문이란 크건 작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나는 이 강의를 통해 여러분과 어떤 질문들이 20세기 눈부신 생명과학의 발전을 이루어 왔는지 그 질문들에 대해 살펴보고 싶다. 또한 어떻게 과학자들이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왔는지, 지금은 어떤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고 있는 것인지 나누고 싶다. 그리고 이런 생명과학의 발전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다시 어떤 질문을 하게끔 만드는지 함께 고민하려고 한다.

기원전 3세기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이던 아르키메데스는 왕관의 순도를 알아내라는 왕의 명 을 받고 그 방법을 궁리하던 중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다가 방법을 깨닫고 너무 흥분하여 발가벗고 뛰어나와 내가 발견했다라는 뜻의 유레카를 외친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막상 그래서 아르키메데스가 알아낸 과학적 사실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과학적 내용의 의미를 다루면서 그 쉽게 그 과학적 사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간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부의 20세기 생명과학의 발전 양상과 그 의미에서는 먼저 어떤 과학적 사실의 발견이 있었으며 그 발견을 가져온 질문들에 대해 공부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생명과학이 가져온 혹은 가져올 사회 변화와 그 함의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했으면 한다.

자연현상을 연구하는 다른 과학과 달리 생명과학의 연구결과가 더욱 중요한 이유는 타 과학이 인간을 둘러싼 환경에 변화를 가져온 반면 생명과학은 인간과 생명 그 자체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사회적 함의에 대한 고찰 이전에 그 과학의 내용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필요하다. 또한 20세기 후반 이후 생명과학 연구 속도의 가속화로 인해 과학의 발전속도와 그 연구결과에 대한 인식 및 사회적 파급효과에 대한 인식과 반응 사이의 속도의 갭이 문제가 되고 있는 바, 이에 대해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으면 싶다.

 

6.2 생명 있는 것과 생명 없는 것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생명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생명을 설명하기 위해 생명을 가지고 있는 생명체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 한다. 생명체나 생명이없는 물체나 모두 지구에 존재하는 원소들로 이루어져 있다. 생명체는 대표적으로 탄소, 수소, 산소, 질소, , , 미네랄 등으로 이루 어진다. 그러나 생명이 없는 물체도 이러한 원소들로 이루어진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이런 원소들이 모여 만든 보통 macromolecule로 불리는 커다란 분자인 단백질, 탄수화물, 지질, 그리고 핵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다면 생명체는 생명이 없는 물체와 다른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여러가지 특징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환경의 변화에 반응한다. 자기와 유사한 개체를 만들어 내는 생식 능력이 있다. 외부 에너지를 이용하여 자신이 사용하는 에너지 형태로 전환하고 이를 이용하여 생명을 유지하고 생명의 특징을 위한 기능을 수행한다. 그렇다면 생명체는 어떻게 이런 능력을 갖게 되는가. 이런 능력은 어떤 정보에 담겨서 생명체에서 생명체로 전해지는가.

6.3 무엇이 생명을 유지하는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가

 

유전을 공부할 때 내가 즐겨 언급하는 토마스 하디의 “Heredity” 시이다.

유전

내가 바로 가문의 얼굴이다,

육체는 슬슬 닳아버리나, 나는 살아남으니까,

불쑥 튀어나온 굴곡이며 흔적이며

까마득한 시간에서 이 근처 시간까지,

멀찍한 장소를 불쑥 건너뛰며,

망각을 훌쩍 넘으며 말이다.

세월이 유산이라고 물려준 이 관상,

휘어진 모양새나 목소리나 눈알 모양이나

인간이 헤아릴 시간의 거리를

경멸하는 게, 그게

바로 나다, ,

인간 속에 영원한 그것,

이제 그만 죽으라는 명령에도 아랑곳 않는

그것 말이다.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윤혜준 교수 번역)

 

지금 읽어드린 시는 19세기 중엽에서 20세기 초를 살았던 우리에게는 테스라는 소설로 잘 알려진 토마스 하디의 시다. 이 시를 읽을 때면 역사에서 한 시대가 갖는 기운을 절감하게 된다. 19 세기 말 하디가 이 시를 썼을 때는 이미 멘델 (Mendel)이 유전법칙을 발견한 후였지만 전혀 세상에 알려지기 전이었다. 그럼에도 하디는 우리의 몸과 목소리 그리고 눈 등의 형질을 결정하는 그러나 우리의 힘 밖에 있는 영속적인 존재로서의 유전인자를 완벽하게 표현해 내었다. 즉 동시대를 살던 다른 학문배경의 사람들이 유사한 질문을 던지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시대를 떠난 인문학이나

사회학이 없듯이 자연과학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 시는 마치 곧 다가올 유전학의 시대였던 20 세기를 예감이라도 한 듯하다. 그렇지만 시인은 인간 속에 영원한 그것, 이제 그만 죽으라는 명령에 아랑곳 않는 그것의 실체를 우리가 이토록 빠른 시간 내에 이해하고 그 부조리한 유전의 힘에 맞서게 될지는 몰랐을 것이다. 유전현상을 언급할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과학자는 멘델이다. 수도사였던 멘델은 1865Experiment in plant hybridization이라는 논문에서 완두콩에 대한 연구를 통해 부모세대의 형질이 자손에게 일정한 법칙성을 띠고 전달됨을 최초로 밝혔다. 그러나 발표 당시 그의 논문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었다. 그의 이론은 1900년 독립적으로 휴고 드브리스와 카를 코렌스, 에리히 폰 체르마크에 의해 재 발견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생명의 기본 현상이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방법인 어떻게에 대해서는 설명하려 했지만 그 실체가 무엇인지는 설명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냥 factor(인자 등)라고 표현했다. 유전학이란 용어는 1905년 윌리엄 베티슨에 의해 그리고 그 기본 단위인 유전자라는 단어는 1909년 빌헤름 요한센에 의해 처음으로 명명되었고, 1913년 초파리를 연구한 유전학자인 토마스 몰간 (Thomas Morgan)에 의해 유전현상의 중심기능이 염색체에 있음이 증명되고 그 이후 그리피스 등에 의해 그 물질이

DNA 임을 밝혀낼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왜 부모님의 얼굴을 닮은 것일까? 또한 내 아이는 왜 내 얼굴을 닮게 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나와 나의 부모님 그리고 내 아이가 모두 우리를 만드는 정보인 유사한 유전인자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계속해서 전해지는 유전인자의 실체는 이제는 우리 모두에게 친숙한 DNA라는 핵산이다. 필자가 핵산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한 것은 초등학교 때 TV의 조미료 선전 에서 들은 핵산 조미료라는 단어를 통해서였다. 그 후 유전물질인 DNA의 구조를 배우면서 조미료 에 들어있는 핵산이 곧 우리의 유전인자와 동일한 화학물질인 것을 알고 무척 실망하였다. 복잡하고 때로는 숭고할 수 있는 인간을 형성하는 모든 정보가 조미료의 맛을 내는 성분과 동일한 화학물질 이라는 것 자체가 놀라움이었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말하면 생명체는 단백질, 탄수화물, 지질, 핵산 등 화학물질의 집합체이고 생명이 수많은 조직화된 화학반응을 통해 유지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DNA는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유전정보로서 기능을 할 수 있는가의 질문이다.

 

6.4 DNA

 

DNA1953년 제임스 왓슨과 프란시스 크릭은 유전물질인 DNA가 이중나선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밝혔다. DNA는 뼈대를 이루는 당과 인산에 염기인 A(아데닌), T(티민), G(구아닌), C(시토신)가 무작위로 계속 연결된 두 줄의 핵산이 서로 마주보고 꽈배기처럼 꼬여있는 이중나선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사다리 구조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사다리의 기둥에 해당되는 부분은 당과 인이고 사다리의 발판에 해당하는 부분이 염기이다. 발판에 해당하는 부분에 염기가 쌍을 이루고 있는데 각 염기는 짝이 정해져 있어 A는 항상 T, G는 항상 C와 이중나선을 이

룬다. 이중나선 구조는 DNA의 무작위로 나열된 염기서열 자체가 생명체 유지의 정보로 작용할 수 있으며, 염기서열의 일부가 다른 것으로 교체되는 돌연변이를 설명하기 좋고, 또 염기의 짝이 정해져 있으므로 이중 나선의 꽈배기를 풀어 각각에 대한 짝을 새로 합성하면 쉽게 DNA 복제를 설명할 수 있는 구조이다. 즉 구조를 이해하면 왜 DNA가 유전정보를 갖는 물질로 기능을 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 핵산, 특히 DNA는 단백질 등에 비하면 아주 화학적으로 안정한 물질이다.

DNA의 긴 염기서열은 몸을 구성하는 각 세포 내부의 핵에 염색체라는 구조로 존재하며 사람은 세포마다 동일한 46개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 DNA20 옹스트롬(10-10 미터) 직경의 아주 가느다랗고 긴 실 모양을 하고 있다. 즉 염색체는 DNA라는 한 줄의 실의 실타래라고 볼 수 있다. 우리 몸은 보통 10-6(1013) 에서 100조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하나의 세포의 직경은 세포 종류마다 약간씩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 100 마이크로 미터 (M, 10-6 미터) 정도이다. 하나의 세포에 존재하는 DNA를 모두 합한 총 길이는 2 미터이다. 세포마다 이 정보를 모두 가지고 있으니 따라서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DNA의 총 길이는 2 미터에 전체 세포 수인 1013를 곱한 20조 미터가 되고 이를 환산해 보면 지구에서 태양까지 70 번 정도 왕복할 수 있는 길이다. 이런 계산을 해 보면 우리 몸 안에 우주가 있음을 실감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다음 질문은 당연히 어떻게 생명체가 DNA라는 유전정보를 이용하여 지금의 우리를 만들고 생명현상을 유지할 수 있는가일 것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생명체를 구성하고 생명을 유지하는 모든 기능은 주로 단백질에 의해 수행된다. 따라서 우리 몸에 DNA의 형태로 저장된 유전정보는 궁극적으로 생체에서 기능을

수행하거나 부품으로 사용되는 단백질을 만드는 정보를 제공한다. 길게 늘어선 나선구조 DNA의 정보 속에 보통 우리가 유전자라고 부르는 각각의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 단위가 숨겨져 있다. 각 유전자는 그 DNA의 염기서열인 A(아데닌), T(티민), G(구아닌), C(시토신)가 무작위로 배열된 코드를 제공하여 그 정보에 해당하는 다양한단백질이 만들어지도록 한다.

 

 

6.5 유전학과 DNA 발견의 의미

 

유전현상에 대한 이해와 DNA의 발견으로 생명현상에 대해 물리 화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이를 통해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십 만 종의 다양한 생명체를 관통하는 생명현상의 법칙 이 존재함을 증명 및 제시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이후 가속화 된 분자생물학과 DNA 재조합 기술의 발전하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따라서 DNA recombinant technology 즉 유전자 재조합 기술의 발달 로 생명체가 산업화의 대상이 되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이는 이용하여 인간은 쉽게 인슐린 등 인간 에게 유용한 여러 가지 단백질 의약품을 공급하고 유전자 재조합 식물 및 동물로 경제적 효과를 누리게 되었다. 그러나 인간이 유전적 기전을 이해했다고 하여 이를 조작할 수 있는 권리까지 갖는 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또한 분자생물학의 발전은 생명의 가장 작은 단위를 계속 찾아 들어가 환원적으로 생명현상을 인식하는 한계를 갖는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현재는 생명현상을 systems biology나 단순한 유전자의 작용이 아니라 이들간의 복잡한 네트워크로 인식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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