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 철학, 논술 등 방통대 생명공학과 인간의 미래 요점 정리 4. 한 노화연구자가 그리는 생명공학의 발달이 가져올 미래사회
4강 한 노화연구자가 그리는 생명공학의 발달이 가져올 미래사회
4.1 노화가 정지된 사회
영국의 노화연구가 중에 커크우드(Thomas Kirkwood)라는 학자가 있다. 그는 현대 생명공학이 노화과정을 멈추게 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그는『우리 생명들의 시간: 인간 노화의 과학(Time of Our Lives: The Science of Human Aging)』 이라는 저서에서 노화를 정지시킬 수 있게 된 사회, 그 사회 속에서의 개인의 삶을 상당히 흥미진진하게 그려 냈다. 그는 이 책에서 노화 는 극복될 수 없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과학적인 연구결과들을 제시하며 상세하게 논하고
있는데, 마지막에 노화가 멈추어진 사회에서의 삶이 어떻게 될 것인지 상상해 보고 있다. 그가 상상한 이야기의 주인공은 미란다라는 죽을 운명의 여성이다. 나이는 220세,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아들과 딸이 있다. 미란다와 함께 살다가 사고로 죽은 연인의 나이는 150세였다. 그와 70세나 나이 차이가 나는 것이다. 그녀는 이미 여러 차례 연인들을 사귀었고, 아들까지 낳았다. 딸은 마지막 연인과 살면서 낳은 것이다. 그녀가 살고 있는 사회는 죽음이 극복된 사회이다. 그러므로 그녀는 사고를 당하지만 않으면 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그녀는 죽음을 택했다. 왜 죽음을 택했을까? 그리고 어떻게 해서 그녀는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도 있게 된 것일까? 그녀가 죽어야만 했던 이유는 바로 그녀 스스로 아이를 둘씩이나 낳겠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사실 영원히 아이를 계속 낳으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지구가 하나뿐인 이상, 그리고 인류가 지구에서 살아야만 하는 한 불가능 하다. 누군가가 죽어야만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이 살아갈 영역이 마련되는 것인데, 그렇기 때문에 그 사회에는 자기 아이를 낳은 사람이 죽음으로써 자기 자리를 새로 태어난 아이에게 물려준다는 엄격한 규칙이 마련된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생명공학의 극단적인 발달이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알 수 있다. 생명의 탄생과 죽음까지도 규제하는 사회, 현재의 사회와는 정말 크게 다른 사회가 바로 그 사회인 것이다.
4.2 노화는 어떻게 정지될 수 있는가
그렇다면 미란다라는 주인공이 사는 사회는 어떻게 죽음을 극복할 수 있었을까? 바로 생명공학 덕분이다. 생명공학은 궁극적으로 생명의 연장과 죽음의 극복을 지향한다. 지금 생명공학 연구를 통해 시도되는 난치병 치료, 줄기세포 제조, 동물장기 생산, 불입 치료, 이러한 것이 모두 생명 연장을 위한 것이다. 이러한 연구들이 계속 성공을 거둔다면 결국은 미란다가 사는 사회와 같이 죽음이 극복된 사회가 도래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란다가 사는 사회에서 죽음의 극복은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이루어졌다. 나중에 조작으로 판명되고 말았지만, 황우석 박사의 연구 보도를 통해 줄기세포가 무엇이고 이것으로 우리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는 상당히 잘 알려지게 되었다. 줄기세포는 우리 몸속의 어떤 기관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세포이다. 그러므로 줄기세포를 잘 성장시키면 우리는 심장·위장·간장·신장 같은 내장기관뿐만 아니라 척수신경이나 뇌신경 같은 신경조직도 얻을 수 있고, 더 나아간서는 뇌세포와 같은 특정한 세포도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예를 들어 60세쯤 되었을 때 60년 동안 박동한 탓에 노쇠해진 심장을 줄기세포로 ‘제작한’ 새로운 심장으로 갈아 끼울 수도 있을 것이다. 박동이 약해진 늙은 심장을 세차게 박동하는 심장으로 교체했으니 그 사람은 훨씬 더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심장 자체를 새것으로 바꾸는 것은 꽤 번거로운 일이다. 가슴을 절개하고 노쇠한 심장을 꺼낸 다음에 새 심장을 동맥과 정맥에 연결하는 대수술을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란다의 사회에서는 이러한 수술을 하지
않는다. 심장을 ‘제작’하지도 않는다. 생명공학이 훨씬 더 발달했기 때문이다. 줄기세포는 특정 조직 의 세포로 성장할 수 있다. 줄기세포를 어떤 배양기에 집어넣고 심장으로 성장시키면 우리는 독립된 심장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심장으로 성장할 줄기세포를 우리 몸속에 주입하고, 그것이 심장 속으로 들어가서 아주 젊고 건강한 심장세포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완벽 하게 개발된다면 배양기에서 심장을 ‘제작’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줄기세포는 이미 심장 속에 들어 있기 때문에 이들 젊은 세포들이 담길 틀은 존재한다. 따라서 이들 세포는 그 틀 속에서 세포분열을 거듭 하여 심장 속의 모든 늙은 세포를 갈아치울 것이다. 그렇게 되면 새로운 심장이 아무런 수술 조치도 없이 생겨나는 셈이다. 생명공학이 계속 발달을 거듭 한다면 이러한 방식으로 늙은 심장을 새것으로 바꿀 수 있게 될 날이 오게 될지 모른다. 이러한 방식으로 우리의 낡은 몸을 교체하는것은 심장뿐만 아니라 어떤 기관이나 어떤 조직에 대해서도 가능하다. 줄기세포를 주입 해서 심장 이나 간장 등 각종 기관과 신경세포·피부세포·근육세포 등 모든 세포를 새것으로 갈아치울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의 나이가 50세나 60세가 되었을 때 그 사람 자신의 줄기세포를 몸속에 주입 해서 몸을 완전히 새것으로 만들어 버리면 그 사람은 20대의 젊은 상태로 되돌아갈 것이고, 이 상태에서 다시 나이를 먹어 갈 것이다. 이러한 일은 한번이 아니라 반복할 수 있는 것이므로, 그 후 50년쯤 지난 다음에 또다시 줄기세포를 주입하면 그는 또 한 번 회춘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노화가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 줄기세포를 주기적으로 계속 주입해 준다면 인간의 몸은 죽음을 극복하고 영원히 살수 있게 된다. 미란다의 사회는 바로 이러한 회춘방식을 통해 사람들이 영원히 살 수 있도록 만든 사회인 것이다.
4.3 노화정지 기술이 초래한 혼란
커크우드는 이렇게 노화를 정지시키고 죽음을 극복한 사회가 그냥 단순하게 도래하는 것으로 그리지는 않는다. 생명공학으로 인해 전 지구적 혼란이라는 굉장한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안정을 되찾은 후의 모습이 바로 그가 묘사하는 미란다가 사는 사회이다. 그는 노화를 멈추게하는 기술이 도입되었을 초기에는 사람들이 엄청난 반발과 기술의 실패로 인한 각종 기형인간들의 등장이 지구 전체를 혼란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넣었다고 이야기한다.
이 혼란을 초래한 것은 바로 우리 시대인 20세기 말부터 눈부신 발달을 이룩해 온 생명공학이었다. 인간은 생명공학 기술 덕분에 많은 질병을 다스릴 수 있게 되어 수명도 135세로 증가했다. 그러니 그 이상 늘리는 일은 좀처렁 성공하지 못했는데 ‘타임스팬’이라는 회사에 냉동해 두었던 줄기세포를 투입하여 회춘시키는 기술을 이용하여 쥐의 수명을 두 배로 늘리는데 성공함에 따라 큰 전기가 마련된다. 그러나 세계윤리위원회에서는 이 기술이 비윤리적인 것이라고 판정하고, 그것을 인간에게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연구 자체를 금지한다. 그러자 이 회사는 카리브 해의 어느 섬에다 몰래 건강센터를 세우고 그곳으로 고객들을 불러 모은다. 물론 건강센터라는 이름은 원래 사업을 위장 하기 위한 것이었고, 이곳에서 실제로는 사람들의 회춘을 통한 수명 연장을 시도한다.
‘타임스팬’ 회사는 그들의 사업을 철저하게 비밀에 붙였지만 이상한 이야기가 퍼지는 것을 막지는 못한다. 그 섬에 전 세계의 허영심 많은 부자들이 몰려들어 수명연장을 시술을 받는다는 소문이 퍼지자 사람들은 섬을 조사할 것을 요구했고, 결국 어떤 방송국 취재단이 이 섬으로 침투하여 섬에서 벌어지는 일을 모두 폭로한다. 그런데 섬에서는 수명이 연장된 사람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그곳에는 각종 기형인간들과 이상한 질병에 걸린 사람들도 있었다. ‘타임스팬’의 줄기세포를 이용한 회춘기술이 완벽하게 못했기 때문이다. 이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그동안 쌓여 왔던 생명공학을 비롯한 과학기술에 대한 의혹을 폭발시키게 된다. 인간생명까지도 조작하여 이상한 결과를 낳는 생명 고학에 대해 사람들은 분노하게 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시위대를 조직하여 각종 과학기술
관련 연구소와 권력기관을 공격하고 파괴하여, 결국은 국가의 통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만드는 엄청난 혼란을 가져온다. 그 결과 사회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마비되고 만다. 이때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사람들은 도시민들이다. 시스템이 붕괴되었으니 생존에 필요한 식량과 에너지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은 것이다. 이들은 이 상태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지만 물자조달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자동차 연료가 바닥난 상태에서 어떤 타개책도 찾지 못한다. 결국 상점과 이웃에 대한 약탈과 폭력이 자행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도시를 탈출하려는 행렬에 뛰어든다. 초기에는 군대와 경찰이 동원되어 이 혼란을 막아보려 하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이들도 곧 탈출행렬에 동참하게 된다. 이들의 행렬이 향하는 곳은 말할 것도 없이 식량생산이 이루어지는 농촌이다. 식량을 얻을 수 있는 그곳에 가서 어떻게든 생존해 보자는 것인데, 농촌에서는 이미 농민 들이 곡식과 가축에 대한 방어벽을 치고 몰려오는 이들을 막아 놓은 상태이다.
그러나 이들의 방어벽도 몰려드는 사람들에 의해 무너져 버리고 농촌의 기계와 석유에 의존하는 농업도 완전히 붕괴되고 만다. 이 과정에서 한 달 동안 전 세계60억 인구의 10분의 1이 사망하고, 그 후 몇 년간 남은 인구의 4분의 3인 40억 명 이상이 추위·기근·가뭄·전염병에 희생되어 죽는다. 이것으로 과학기술의 발달에 힘입은 높은 수준의 물질적·정신적 번영에 도달했던 인류문명 자체가 붕괴되어 버린 것인데, 커크우드는 이로써 모든 것이 끝났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물론 붕괴 후 몇 세대 동안 전통적인 농사방법도 잊혀졌고, 사람들은 암흑시대를 살 수 밖에 없었지만 남아 있던 과학문헌들을 통해 20세기 말과 21세기 초의 발달한 과학기술을 조금씩 되살린 결과 결국 죽음을 극복한 세상을 만들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혼란의 시절에 사람들이 오직 이윤 추구만을 위해 생명공학을 연구하고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인 면에 대해서는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기 떄문에 전 지구적인 혼란과 문명의 붕괴가 도래했다는 판단을 내리고,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교훈삼아 매우 정교한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여 혼란을 방지하려 한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성공을 거두게 된다.
4.4 노화정지 사회의 탄생과 죽음 관리방식
그렇다면 미란다는 어째서 죽음을 택했을까? 그 사회에서는 출산과 죽음이 철저하게 관리된다. 아기는 사람들이 마음대로 낳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수정도 몸 안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철저하게 검사를 거쳐서 합격한 수정란만이 아기로 성장할 수 있돌고 규정되어 있기 떄문에, 검사를 위해 모든 수정은 시험관에서 이루어진다. 수정 후에는 유전적인 결함 또는 열등한 유전적 성질이 존재하지 않는지에 대한 검사가 이루어진다. 이 검사를 통과하면 아기로 성장할 수 있는데, 수정란은 여성의 몸속에 주입되어 여성 자궁 속에서 성장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인공자궁 속에서 성장하고 태어난다. 아기로부터는 태아 때 이미 줄기세포가 추출되어 냉동보관된다. 그러므로 미란다의 사회에서는 모든 사람의 줄기세포가 줄기세포 은행에 보관되어 있는 것이다. 난자와 정자, 즉 생식세포도 사람들이 생식능력을 갖게 되었을 때 몸으로부터 추출되어 냉동보관된다. 이들로부터 충분한 양의 생식세포가 추출되면 이들은 수술을 통해서 불임상태가 된다. 이들이 아기를 낳고 싶으면 냉동보관된 정자와 난자를 이용하도록 되어있는 것이다.
미란다가 사는 사회는 수명이 영원하기 때문에, 아기의 수를 조절함으로써 인구를 조절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물론 그 사회에서도 사고나 자살로 사망하는 사람이 발생하고, 이들을 대체할 아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 숫자가 얼마되지않기 때문에 출산에 대한 철저한 규제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태어날 때 유전자 검사를 받은 후 이상이 없으면 두 명의 아기를 가질 수 있는 할당량이 주어진다. 그러나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이 유전자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할당량이 주어지지 않는다. 이들은 아기를 가질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수명은 영원하고 사망자는 적은데,
대부분의 사람이 두 명의 아기를 낳으면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아기 하나로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존제하는데 이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미란다가 사는 사회에서는 이 문제를 출산을 죽음과 바꾸는 방식으로 해결한다. 다시 말해서 아기를 하나까지 낳으면 영원히 살 수 있지만, 둘을 낳게 되면 자신이 죽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사회에서는 연인의 아기를 낳는다는 것은 대단한 사랑의 표현이다. 여기서 남편이나 아내라는 표현 이 아니라 연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그 사회에서 가족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연인이라 하더라도 함께 사는 일도 거의 없다. 사람들이 영원히 살게 되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삶보다는 자기 개인의 삶에 대한 관심이 대단히 높아진 탓이다. 아이를 키우는 일도 사회의 책임이지 부모의 책임이 아니다. 아이 부모가 이를 직접 키우는 일도 거의 없다.
다만 아이를 찾아가서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을 뿐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아기 할당량을 채운 사람은 마지막 아기를 낳은 다음에 주기적으로 주입 받는 줄기세포를 한 번만 더 주입받게 된다. 이와 동시에 죽음의 캡슐도 함께 주입 받는다. 캠슐은 40년쯤 후에 몸속에서 폭발하도록 되어 있고, 폭발과 동시에 서서히 아프지 않은 신경마비제가 몸에 퍼지게 되고 이로 인해 죽음이 찾아온다.
이렇게 죽을 운명의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상당히 지배적인 지위를 갖게 된다. 이들은 영원히 살지 않기 때문에 특별히 자기 자신만을 위하는 일만 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 이 그 이유이다.
4.5 노화가 정지된 사회는 바람직한가
우리는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통해서 생명공학의 발달로 도래할 사회를 가정해 보았다. 이 사회 자체는 어떤 면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사회라고 말할 수는 없다.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모든 사람은 영원히 살면서 자기 인생을 즐길 수 있다. 아이를 낳음으로써 죽음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있다. 첫째는 그 사회에서 도달할 때까지의 과정이다. 둘째는 그 사회 속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생명공학의 발달은 자본주의의 이윤추구와 결합하여 문명의 붕괴를 초래한 걷잡을 수 없는 전 지구적 혼란을 가져왔다.
생명공학의 온갖 결과를 이용하여 기업체들은 돈벌이에 혈안이 되었고, 생명연장 기술을 개발하여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을 벌였고, 돈 많은 사람들은 먼 섬으로 들어가서 이 기술로 영원한 삶을 얻으려 했다. 이러한 일들이 결국은 대규모 폭동을 가져왔고 문명이 거의 붕괴되는 결과를 낳았던 것이다. 폭동과 혼란의 수년 동안에 60억 인구 중에서 45억이 사망했다. 그리고 암흑의 시기가 200년이나 지속되었다. 상상이기는 하지만 너무나 참혹한 결과이다. 그 후 문명이 회복되고 죽음이 극복되는 세상이 왔다고는 하지만, 설사 그런 세상이 좋은 세상이라고 인정한다 하더라도, 수
많은 사람이 죽고 그 후 200년간 참혹한 세상을 가져온 생명공학을 받아들이고 발달 시키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사람들이 가장 가깝다고 느끼는 자식과 손자 세대만을 고려한다면 생명공학을 거부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수백년 후 우리와는 거의 관계없는 사람들이 우리의 희생을 바탕으로 영원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면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 수 있겠는가?
한국 사회는 이미 생명공학의 발달로 인한 혼란을 겪었다. 폭동이 일어나고 많은 사람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뿐이지, 한국 사회에서는 커크우드의 이야기 속에 나오는 것과 유사한 혼란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갔다. 바로 황우석 사태가 그것이다. 사회 전체가 줄기세포 연구가 진짜인가 가짜인가, 난자를 돈 주고 샀는가 아닌가, 연구원에게 난자제공을 강요했는가 등을 가지고 온통 들끓었다. 그리고 난자를 돈 주고 샀는가 아닌가 연구원에게 난자제공을 강요했는가 등을 가지고 온통 들끓었다. 그리고 난자를 돈 주고 샀으면 어떤가, 연구원 난자를 제공받았으면 어떤가, 한국
의 윤리는 서양과 달라야 하는 것 아닌가 하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비판하는 사람들이 갈라져서 매일 공방을 벌였다. 그리고 한국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마당에 조금 조작이 있었다 한들 어떤가, 그렇다고 해도 황우석 박사가 연구를 게속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등의 요구가 있었고, 이 요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커쿠우드가 그리는 생명공학에 대한 반발로 폭동이 일어나는 것과는 정반대로 한국에서는 황우석 박사의 생명공학을 옹호하기 위해 시위가 벌어지고 소수의 비판자들에 대한 각종 공격이 있었다. 어쨌든 큰 혼란이 발생했던 것이다. 우리 사회가 생명공학 연구, 황우석 박사의 연구로 인해 겪은 혼란은 바로 앞으로 닥칠 미래의 훨씬 발달한 생명공학이 가져올 혼란을 미리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생명공학은 바로 이러한 잠재적 위험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